성공이라는 것에 대해 써보고 싶다.
오랫동안 나는 막연하게 성공을 갈망해왔던 것 같다. 남들이 더는 나를 무시할 수 없는 위치, 그리고 내가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는 위치. 구체적인 기준이나 수치는 없었지만 그런 어딘가에 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다.
내가 본래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주변에서 나를 향한 미묘한 무시와 비교가 그런 성공에 대한 막연한 갈망을 더 키워온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사람의 감정과 욕망은 하나의 원인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외부의 영향도 분명 있었겠지만, 내 안의 ego-driven한 욕망도 함께 작용했겠지. 사실 나도 내 마음을 완전히 객관적으로 보는 건 어렵다. 그저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생각이 든다. 가정하건대 내가 그런 ‘성공’을 정말 얻게 된다 해도 과연 더 행복해질까? 확신이 서지 않는다.
왜냐하면 과거와 비교하면 나는 분명 더 나은 조건 속에 있다.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고, 과거의 꿈을 이룬 부분들도 있다. 내가 객관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것을 이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세속적인 기준으로 보면 예전보다 분명 더 나은 위치에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 더 행복한가?”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히려 아니라고 말할 것 같다.
그렇다고 과거를 미화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때도 불만족과 우울은 있었다. 다만 지금의 행복도가 당시보다 월등히 높아졌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결국 본질을 바꾸는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돈이 많은 연예인들이 과연 일반인보다 더 행복할까?”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정도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도 있겠지만, 결국 행복은 각자의 몫이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는 신이 공평하다고도 느낀다. 더 이뤘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더 성공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그 자체가 그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이걸 ‘깨달음’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과한 것 같지만, 어쨌든 이런 생각이 자리 잡은 이후로는 예전처럼 성공을 갈망하지 않는다. 그 열정이 흐릿해지고 삶에 대해 약간의 허무함도 든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까? 지금의 내 답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자면 ‘진실’과 ‘사랑’이다. 물론 진실과 사랑은 사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가 다르고, 합의된 개념도 아니다. 그래서 오해의 여지도 많은 단어지만, 그걸 설명하려 들수록 본질이 더 흐려지는 것 같다. 설명하다 보면 예외를 붙이고, 조건을 덧붙이고, 그러다 보면 결국 핵심이 사라진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길게 쓰고 싶진 않다.
조금 확실한 건, 어떤 것을 추구하든 세속적인 결과를 완전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세속이라는 것도 현실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세속이라는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단어가 있을까? 세속은 살짝 부정적인 느낌을 풍기는 것 같다.) 그렇다고 거기에 너무 묶여 사는 것도 이상적이진 않다. 그 사이 어디쯤에서 균형을 찾아야겠지.
삶은 참 복잡하다. 아니면 삶은 단순한데, 그저 인간의 심리가 복잡한 걸지도 모르겠다. “그냥 가볍게 생각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는 조언이 맞으면서도, 동시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정말로 삶을 가볍게만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든다. 그리고 또 어떻게 보면, 진지한 시간들이 있어야 다시 가벼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진지함을 ‘덜 이상적’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 세상에 완전한 상수는 없듯이.
생각이 너무 깊어지지 않도록,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보려고 한다.

